2025년 9월 18일 - 2025년 9월 21일
2025년 9월 18일, 2025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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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시간
[공연소개]
<흐르는.> 은 사회적 충격과 상실이 신체에 남긴 흔적을 따라, 곡선과 진자의 리듬으로 잊힌 시간을 되감는 애도이자 회복의 안무다. 사라진 존재들을 기억하기 위한 신체적 응답이며, 역사가 언어로 호명하지 않은 몸들을 위한 부드러운 진혼곡이다. 2021년 초연에서는 애도를 감각의 공유지(somatic commons)로 제안했다면, 2025년 버전은 ‘애도의 정치’에 보다 직접적으로 응답한다. 안드레 레페키(Andre Lepecki)와의 비평적 대화를 바탕으로 개념의 지형을 확장하고, 국가폭력과 사회적 침묵 속에서 지워진 존재들을 몸을 통해 호출한다. 무대 위에는 한 명의 무용수와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오브제가 함께 존재한다. 마이크의 진자 운동과 사회적 상흔이 각인된 관절과 장기의 곡률이 시청각적 리듬을 이루며, 퍼포머의 몸을 상실이 머문 지형으로 환기시킨다. <흐르는.>은 상실을 재현하기보다는 몸을 빌려주고, 그 위에 기대어 남기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응답이다. 퍼포먼스와 리추얼, 잊힌 목소리와 침묵 사이를 유영하며, 애도를 다시 함께 리허설할 수 있는 장소를 제안한다.